1. The Clogged Toilet
2. Intake and Excretion
3. Excreta and Love
Mixed media, Installation, 2020
(Installation view, 2022)
내 안에 있었던 것,
내가 만든 것, 내 몸이 만든 것,
내 입 안으로 들어왔던 것,
나의 과거, 나와 같이 있던 것.
과거에 내 안으로 들어왔던 것.
배설은 나의 과거와 결별하는 일.
배설과 사랑은 어쩌면 같은 식인지도 모르지.
내가 내 몸을 어찌하지 못할 때,
내가 먹은 것은 좀처럼 내 밖으로 나가질 않아.
나는 변기에 앉아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그 과거와 헤어져야만 하지.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과거로부터 나와 날 먹어버릴지도 몰라.
나는 날 위협하는 과거와 결별해야만 하지.
그렇지 않으면, 그것, 그 배설물은 입 밖으로 나와
내 얼굴에서 그 역한 냄새가 날지도 모를 일이야.
사랑하는 이들은 그들의 입술을 사랑하는 이의 배출구에 가져가,
그들의 사랑이 가장 극적인 순간에. 배설물이 나오는 그 배출구는 꽃이 되지,
더러운 곳이 더는 더럽지가 않아.
나의 사랑은 내게 배출구가 꽃이라고 내게 말해.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거든.
이게 어떻게 꽃이지? 그 사람은 꽃이 어떻게 생긴 줄 모르는 건가?
어쨌든, 굳이 꽃이라면 이야기 꽃일 수는 있겠다. 사랑이라는건
그와 나의 과거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니. 그렇게내배출구에서
나온 것이 이야기가 있는 꽃이 될 수 있는 거지.
내 배설물에는 내 과거가 담겼다.
내가 취한 것, 내가 탐닉한 것,
그러했을 때 내가 어땠는지 말이야.
배설물과 사랑은 과거의 나를 담고 있어.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잃고 만다.
그게 아니라면, 그사랑은 이미
사랑에서 다른 게 되어버린 거지.
가장 극적인 표현이 사랑이야.
가장 긴급하고 절박한 표현이 배설이고.
표현은 배설이지, 결국.
언어는 그 자체로 나를 제약하지.
표현을 위해 언어를 떠올릴 때,
나는 이미 자연스럽지가 않아.
나는 단지 언어의 강물에서 몇 개의 단어를 건져 올릴 뿐이다.
모든 이의 강물은 각자의 원천으로부터 나와 흐르지.
강가에 앉아는 있지만, 내 의지로 이곳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쩌다 보니 이끌려 이곳에 앉은 건지 그조차 모르겠다.
나는 원인이기를 원했지만,
그런데 결국 나는 결과였다.
내가 먹은 것, 내가 탐닉한 것들이 날 만들었지.
먹은 걸 내 몸 밖으로, 내 마음 밖으로 내보내려고
난 끊임 없이 난리를 한다. 그러는 중에
나는 변할지도 모르지.
내가 먹은 게 내 안에 있는 동안,
그것은 결별해야할 나의 과거가 되어간다.
배설은 표현이지,
내 안에 있던 것이 밖으로 나오는 거야.
어쩐지 내 배설물은 너무 약해 보여.
배설의 쾌라는 걸 좀 즐기려면, 이게 좀 배설물 같아야 하는데.
배설물을 기다리며 나는 아직 변기에 앉아 있다.
거울을 보니, 내가 꼭 막힌 변기 같다.
내 것은 정확히 어떻게 생긴 거야?
그게 내 배출구인지도 난 잘 모르겠어.
내 말은 아마도 그 모양을 닮았을 거야.
난 그 모양이 궁금해, 그렇지만
내 것의 모양을 알아낼 방법은 없어.
배설물이, 나의 과거가, 나의사랑이
내 몸 밖으로 나와, 변기에 떨어지면,
나는 또 다른 과거를 담을 준비를 하지.
내것에 어떻게 생긴것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알긴 어려워.
내게 넣을 곳이 있으니, 그냥
잠깐 넣어둘게.
나는 아직도 변기에 앉아 있다.
탐욕으로 꽉 찬, 나의 내장은 내 마음을 닮았고,
아무것도 밖으로 내보내려 하지를 않는다.
나는 쪼그려 앉은 내 몸을 보며, 그게 궁금하다.
왜 내 배출구들은 이렇게 가까운 거지?
구조적으로 취약해 보여. 정말로.
1. The Clogged Toilet
2. Intake and Excretion
3. Excreta and Love
Mixed media, Installation, 2020
(Installation view,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