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EXHIBITION

A BUCKET OF TEARS UNTIL IT’S BEAUTIFUL

아름답기까지는 흘릴 눈물이 한 바가지

‘외로움’, 이런 지독한 단어가 또 있을까? 어떤 이에게는 절대 와닿지 않아 끊임 없이 겉도는 단어이지만, 외로운 사람에게 그것은 떨칠 수 없이 밀착되어 내면 깊이 위치한다. 외로움은 각자의 것이다. 외로움은 그것을 다른 이에게 온전히 전달하기는 어려워, 힘 없는 단어 하나에 의지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결국 그렇게밖에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은 또 얼마나 애처로운가. 그때문에 외로움은 다른 이에게 설명하려 할수록 역설적으로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에 대해 말을 하려 하면 할수록 외로운 존재는 더 혼자가 되어 침잠해 눈물을 흘리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외로움은 그 표현조차도 어쩐지 모호하고 난해하다. 그리고, 이 외로움에 대한 각자의 간극, 설명과 이해의 난해함을 직면하게 하는 오영의 전시 《A BUCKET OF TEARS UNTIL IT’S BEAUTIFUL 아름답기까지는 흘릴 눈물이 한 바가지》가 펼쳐진다.

전시는, 혼자 있을 수밖에 없는 가장 사적인 공간인 화장실에서 시작하여, 오로지 나를 위한 것이지만 정작 나는 경험할 수 없는 ‘나의 죽음’을 연출한 공간으로 향한다. 그러나 가장 사적이어야 하는 화장실은 뻥 뚫린 야외 공간에 위치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일 법한 죽음의 공간은 마치 나만을 위한 장소인 양 전시장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내부-외부의 뒤집힘, 공간적 전치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각자적 내면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 전시의 심상을 관통하는 은유로 작동한다.

섹슈얼리티와 신체는 오영의 작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로, 이는 신체 그 자체에 대한 탐구인 동시에 신체로 인해 유발되는 감정에 대한 형상화이기도 하다. 파편화된 신체가 그것이 있지 말아야 할 곳, 즉 변기 안(〈The Clogged Toilet〉)이나 테이블 위 (〈I am on the Table〉), 흰 벽(〈본능적이고 지적이게〉) 등에 있는 상황은, 때때로 외로움의 근원이 되기도 하는 신체를 둘러싼 양가적인 상황을 끊임 없이 연상하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사적이고 은밀한 신체의 활용은 외로움에 대한 질문을 엉뚱하게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존재의 처연함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 세계에 던져진 존재들 각자가 제 신체에 달고 있는 감각적 부위, 제 입으로 뭔가를 정연히 설명할 능력도 없는 그 감각의 기관들은 무엇을 위해 각자의 몸에 매달려있는 것인가.

또한 언어의 활용은 오영의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작업 속 언어와 이미지 사이에서 생겨나는 긴장감은 극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 유희적이기도 하다. 언어의 유희적인 활용은 작품 내의 텍스트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제목과 작품이 맺는 관계, 또는 한 작품과 다른 작품이 맺는 관계를 통해 펼쳐지기도 한다. 〈A Wind〉에서 텍스트는 그 뒤의 배경이 되는 이미지를 서술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미지가 사적인 텍스트에 대한 삽화의 역할을 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텍스트는 효과적으로 그 이미지와 결합하여 종합적인 심상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The Abandoned Origin〉은 Gustave Courbet의 잘 알려진 작품 〈The Origin of the World〉를 모티브로 하는데, 여성에 대한 경외일지 조롱일지 모르는 이 작품에 대해 제목과 텍스트, 이미지의 조합을 통하여 여성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시선에서의 재해석을 시도한다. 이 해석에도 또한 신체로부터 기인한 존재의 근본적 고립과 고독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다.

두 점의 회화로 구성된 작업 〈Beehive〉에서는 전시 전체를 지배하는 감정의 응축과 은폐가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폭발적인 에너지가 집약되어 있는 벌집의 차분한 모습, 그리고 오른쪽에서 벌집이 사라지고 배경만 남은 모습의 병치는 드러낼 수도, 드러날 수도 없는 어떤 내면의 강렬함에 대한 비유로서 작동한다. 마지막으로 전시장 가장 안쪽에 위치한 〈A Romantic Will 낭만적 유언〉은 내가 없는 곳에서 나는 경험할 수도 없는 ‘나의 죽음’을 되려 다른 이들이 경험하며 애도하는 공간으로 연출되어 있다. 이 작업은 자기 죽음을 자기가 직접 준비하는 상황을 아이러니하게도 동화적인 이미지를 통해 재현하는데, 책장을 넘기듯 넘어가는 그 유치한 이미지들이 오히려 담담함으로 다가온다. 어쨌든 존재는 지속되어야 하기에 그려야만 했던 낭만적 삶의 그림과, 그 낭만적 그림(vision)의 좌절을 받아들이며 없어져가는 모습은, 그것을 보는 이들로 하여 죽음의 위치를 묻게 한다. 죽음이 가장 외로운 것이라는 인식은 삶이 더 외로운 것일 수 있다는 인식으로 전환되며, 이 어리고도 담담한 전환은 죽음이 일상적으로 담보하는 외로움과 두려움 그 너머를 상상하게 한다.

ARTIST
O YOUNG

PERIOD
NOVEMBER 2 – 20, 2022

Venue
GALLERY METAPHOR 32
32 PYEONGCHANG 7-GIL, JONGNO-GU, SEOUL

A Bucket of Tears Until It's Beautiful

SOLO EXHIBITION

A BUCKET OF TEARS UNTIL IT’S BEAUTIFUL

아름답기까지는 흘릴 눈물이 한 바가지

‘외로움’, 이런 지독한 단어가 또 있을까? 어떤 이에게는 절대 와닿지 않아 끊임 없이 겉도는 단어이지만, 외로운 사람에게 그것은 떨칠 수 없이 밀착되어 내면 깊이 위치한다. 외로움은 각자의 것이다. 외로움은 그것을 다른 이에게 온전히 전달하기는 어려워, 힘 없는 단어 하나에 의지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결국 그렇게밖에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은 또 얼마나 애처로운가. 그때문에 외로움은 다른 이에게 설명하려 할수록 역설적으로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에 대해 말을 하려 하면 할수록 외로운 존재는 더 혼자가 되어 침잠해 눈물을 흘리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외로움은 그 표현조차도 어쩐지 모호하고 난해하다. 그리고, 이 외로움에 대한 각자의 간극, 설명과 이해의 난해함을 직면하게 하는 오영의 전시 《A BUCKET OF TEARS UNTIL IT’S BEAUTIFUL 아름답기까지는 흘릴 눈물이 한 바가지》가 펼쳐진다.

전시는, 혼자 있을 수밖에 없는 가장 사적인 공간인 화장실에서 시작하여, 오로지 나를 위한 것이지만 정작 나는 경험할 수 없는 ‘나의 죽음’을 연출한 공간으로 향한다. 그러나 가장 사적이어야 하는 화장실은 뻥 뚫린 야외 공간에 위치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일 법한 죽음의 공간은 마치 나만을 위한 장소인 양 전시장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내부-외부의 뒤집힘, 공간적 전치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각자적 내면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 전시의 심상을 관통하는 은유로 작동한다.

섹슈얼리티와 신체는 오영의 작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로, 이는 신체 그 자체에 대한 탐구인 동시에 신체로 인해 유발되는 감정에 대한 형상화이기도 하다. 파편화된 신체가 그것이 있지 말아야 할 곳, 즉 변기 안(〈The Clogged Toilet〉)이나 테이블 위 (〈I am on the Table〉), 흰 벽(〈본능적이고 지적이게〉) 등에 있는 상황은, 때때로 외로움의 근원이 되기도 하는 신체를 둘러싼 양가적인 상황을 끊임 없이 연상하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사적이고 은밀한 신체의 활용은 외로움에 대한 질문을 엉뚱하게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존재의 처연함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 세계에 던져진 존재들 각자가 제 신체에 달고 있는 감각적 부위, 제 입으로 뭔가를 정연히 설명할 능력도 없는 그 감각의 기관들은 무엇을 위해 각자의 몸에 매달려있는 것인가.

또한 언어의 활용은 오영의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작업 속 언어와 이미지 사이에서 생겨나는 긴장감은 극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 유희적이기도 하다. 언어의 유희적인 활용은 작품 내의 텍스트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제목과 작품이 맺는 관계, 또는 한 작품과 다른 작품이 맺는 관계를 통해 펼쳐지기도 한다. 〈A Wind〉에서 텍스트는 그 뒤의 배경이 되는 이미지를 서술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미지가 사적인 텍스트에 대한 삽화의 역할을 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텍스트는 효과적으로 그 이미지와 결합하여 종합적인 심상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The Abandoned Origin〉은 Gustave Courbet의 잘 알려진 작품 〈The Origin of the World〉를 모티브로 하는데, 여성에 대한 경외일지 조롱일지 모르는 이 작품에 대해 제목과 텍스트, 이미지의 조합을 통하여 여성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시선에서의 재해석을 시도한다. 이 해석에도 또한 신체로부터 기인한 존재의 근본적 고립과 고독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다.

두 점의 회화로 구성된 작업 〈Beehive〉에서는 전시 전체를 지배하는 감정의 응축과 은폐가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폭발적인 에너지가 집약되어 있는 벌집의 차분한 모습, 그리고 오른쪽에서 벌집이 사라지고 배경만 남은 모습의 병치는 드러낼 수도, 드러날 수도 없는 어떤 내면의 강렬함에 대한 비유로서 작동한다. 마지막으로 전시장 가장 안쪽에 위치한 〈A Romantic Will 낭만적 유언〉은 내가 없는 곳에서 나는 경험할 수도 없는 ‘나의 죽음’을 되려 다른 이들이 경험하며 애도하는 공간으로 연출되어 있다. 이 작업은 자기 죽음을 자기가 직접 준비하는 상황을 아이러니하게도 동화적인 이미지를 통해 재현하는데, 책장을 넘기듯 넘어가는 그 유치한 이미지들이 오히려 담담함으로 다가온다. 어쨌든 존재는 지속되어야 하기에 그려야만 했던 낭만적 삶의 그림과, 그 낭만적 그림(vision)의 좌절을 받아들이며 없어져가는 모습은, 그것을 보는 이들로 하여 죽음의 위치를 묻게 한다. 죽음이 가장 외로운 것이라는 인식은 삶이 더 외로운 것일 수 있다는 인식으로 전환되며, 이 어리고도 담담한 전환은 죽음이 일상적으로 담보하는 외로움과 두려움 그 너머를 상상하게 한다.

ARTIST
O YOUNG

PERIOD
NOVEMBER 2 – 20, 2022

VENUE
GALLERY METAPHOR 32
32 PYEONGCHANG 7-GIL, JONGNO-GU, SEOUL